외할아버지의 디지털생활
소설 쓰는 법 (장르소설,웹소설)

웹소설을 쓰기 전에, 글부터 무작정 써 보자 - 상황 묘사

2021. 1. 30.

소설을 잘 쓰려면, 책 많이 읽고, 글 많이 써보고, 사색을 많이 하라고 합니다.
흔히들 다독, 다작, 다상으로 말하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글을 무작정 작성하는 법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소설은 많이 읽었는데, 글이 잘 안 써져요.

 

추리소설이나 판타지 소설 등의 장르소설을 읽었는데도, 글을 잘 못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설을 많이 읽었어도, 직접 집필하려고만 하면 막막한 느낌이 들죠.
웹소설을 즐겨 읽더라도, 머리가 막힌 것처럼 글이 잘 안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분은, 다독 (多讀)을 하더라도 글이 정말 잘 안 나옵니다.

 

가독성 좋은 작품을 골라서, 그대로 따라 쓰는 필사 (筆寫)를 해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습니다.

 

 

글이 술술 나오게 하는 방법이 있나요?

 

간단하고 명쾌한 해결법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을 글로 써 보면 됩니다.

 

예시가 있으면 쉽게 와 닿을 겁니다.
제가 몇 가지 상황을 글로 써 보겠습니다.

 

※ 가독성은 참고글에서 다루겠습니다.

(참고글 : 웹소설 작품의 특징 - 가독성 좋은 글을 쓰자)

 

어떤 상황을 상상하자.

 

"상상을 해 봅시다" ← 듣기만 해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TV 보듯이 상상하는 것인데, 잘 안 되는 분도 있습니다 ㅎㅎ;
'A라는 상황이 있다'라고 생각만 해도 됩니다.

 

친구 자취방에 놀러 간 상황

 

TV 화면으로 본다고 생각하고, 쭉쭉 써 봅시다.
내뱉듯이 아무 문장이나 쓰다 보면, 글이 점점 형태를 갖춰 갈 겁니다.

 

글로 표현할 때, 300자 이상이 되도록 연습해 보세요 (공백 포함 기준).
연습하다 보면 500자가 되고, 1000자가 될 겁니다.
※ 글자수 세기는 밑의 참고글에서 할 수 있어요.
(참고글 :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조판양식 - 온라인으로 작성하기)

 

300자가 어려운 분이 있을 겁니다.
이런 분은 글을 담백하게 쓰고, 간단하게 쓰는 것이 익숙한 사람입니다.
저도 글을 짧고 간단하게 쓰는 게 좋습니다만, 어떻게 글을 쓰면 300자가 안 나올까요?

 

예시로 살펴보죠.

 

추운 겨울날, 강준수가 303호 문을 두드렸다.
대답이 없어서 문을 따고 들어가려는데, 인기척이 들리더니 문이 벌컥 열렸다.
안에서는 복면 쓴 사람이 나왔다.
"어? 여기 수훈이 집 아니에요?"
"수훈이 지금 아프니까 나중에 다시 와."
강준수는 복면 쓴 사내에게서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 위 예시는 공백 포함 151자입니다.

 

짧고 간단하게 쓰는 게 포스팅할 때는 강점인데, 소설에서는 아쉬운 습관입니다.
너무 짧게 쓰는 것보다는, 독자가 내용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해 봅시다.

 

↓ 밑에서는 담백한 글 스타일을 버리고, 좀 더 여운 있게 글을 써 보겠습니다.

 

강준수가 303호 문을 두드리는데도,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안 들렸다.
'아까 303호라고 했는데?'
"하수훈. 장난치지 말고, 빨리 문 열어. 밖에 춥단 말이야."
초인종까지 여러 번 누르고 나서야, 안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이사했다고 한 턱 낸다고 해놓고는, 왜 이렇게 안 열어?'
지금 밖의 온도는 섭씨 영하 12도.
겨울에 영하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는데,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이다.
그 증거로 강준수의 얼굴에는 콧물이 얼어붙어서, 하얀 기찻길이 나 있었다.
"수훈아. 자꾸 안 열면 진짜로 문 딸 거야."
강준수는 늘 품에 지니고 다니는 클립을 꺼내서 일자로 쭉 폈다.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내며 문구멍에 집어 넣는데, 문이 벌컥 열렸다.
꽝-!
"아야! 문 따고 있는데, 말도 없이 열면 어떡… 어? 여기 수훈이 집 아니에요?"
새까만 복면을 쓴 사내가 눈앞에 보였다.
"흠! 흠! 지금 수훈이 없으니까, 나중에 놀러 오렴."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의문의 사내가 수훈이 아버지인 척 연기를 했다.
"아저씨. 혹시… 수훈이 아버지예요?"
조심스럽게 물어보니까 사내는 난처한 듯이 뒤통수를 긁었다.
"그래. 숨기려고 했는데 결국 들통났구나. 수훈이 지금 아프니까, 1시간 후에 오렴."
사내의 말을 듣자 온몸이 긴장했다.
'수훈이 아버지는 오래 전 돌아가셨다. 이 남자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왜 복면을 쓰고 있는 거지?'
"아저씨. 저는 다 알아요. 수훈이 아버지 없단 말이에요."
사내의 눈에서 차가운 빛이 흘러 나왔다.
"너, 그냥 가는 게 좋았을 텐데?"
중략…

 

↑ 위 예시는 공백 포함 768자입니다.

 

생각을 내뱉듯이 문장을 쓰면, 쭉쭉 써집니다.

몇 번만 연습해 보세요. 쭉쭉 써지지 않나요?
내뱉듯이 글로 쓰는 게 중요합니다.

 

 

보증을 서는 상황

 

이번에는, 친구가 보증을 서 달라고 하는 상황입니다.
이상한 예시 죄송합니다 ㅎㅎ;

 

소설 쓰기가 힘든 분은, 간단하게, 또 담백하게 작성할 겁니다.
예시로 살펴보죠.

 

김용새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
"나 돈이 필요한데, 빌려 달라는 말은 차마 못 하겠다. 대신 보증 좀 서 줄래?"
무릎 꿇은 친구를 보면서 박시준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용새가 얼마나 돈이 급했으면 무릎까지 꿇을까?'
박시준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말했다.
"알겠어. 대신 나 곤란하게 하면 안 돼."
"고맙다. 박시준! 역시 내 친구야."

 

↑ 위 예시는 공백 포함 185자입니다.

 

친구가 보증 서 달라고 부탁하니까, 마음이 약해진 박시준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글이 깔끔하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또, 무척 담백하죠 ㅎㅎ;
그런데, 글이 너무 간략하지는 않나요?
소설 작문이 힘든 분 중에는, 간략하게 쓰는 게 생활이 된 분이 많습니다.

 

물론 짧게 써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써야 할 때는 짧게 써도 되고, 줄거리와 무관한 부분에서는 과감히 짧게 써도 좋습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을 짧게 써 버리면 소설이 정말로 짧아집니다.
읽는 재미도 사라지는 건 덤이죠;;

 

↓ 밑에서는 좀 더 소설답게 상황을 써 보겠습니다.

 

한적한 공터.
박시준은 오랜만에 연락 온 고등학교 동창 김용새를 만났다.
'용새랑 안 본지도 거의 20년이 넘었는데, 대체 무슨 일이지?'
고등학생 때는 무척 친했지만, 다른 대학에 진학하면서 둘은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용새야.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왜  그렇게 안 좋냐?"
박시준은 친구의 표정이 어두운 것을 보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김용새가 머뭇거리더니 무릎을 꿇었다.
"시준아. 나 돈이 필요한데, 빌려 달라는 말은 차마 못 하겠다. 대신 보증 좀 서 줄래?"
보증 서 달라고 얘기하면서 김용새는 눈을 질끈 감았다.
거절당할 처지라고 알고 있었던 마냥.
박시준은 무릎 꿇은 김용새를 보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20년 전, 위풍당당했던 김용새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무엇이 내 친구를 이리도 못나게 바꾼 것인가.'
자신도 PC방 갈 돈이 없지만, 박시준은 한참을 고민한 끝에 큰맘 먹었다.
"알겠어. 친구 좋다는 게 뭐냐? 대신. 나 곤란하게 하면 안 돼."
김용새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고맙다. 박시준! 역시 내 친구야."

 

↑ 위 예시는 공백 포함 516자입니다.

 

소설 읽는 느낌이지 않나요?

 

생각을 내뱉듯 쓰면, 어느덧 글이 쉽게 나옵니다.
조금만 연습하면 어느덧 소설 쓰는 게 재미있을 겁니다.

 

양을 저보다 훨씬 더 늘릴 수 있을 거 같지 않나요?

 

 

맺음말

 

소설을 몇 번 읽어봤지만, 글이 술술 나오지 않는 분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소설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글이 막힌 것처럼 잘 안 나옵니다.

 

많이 읽으면 글이 잘 써질까요?
글을 술술 잘 써내는 것은, 책을 많이 읽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 같습니다.
소설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생각을 내뱉지 못하면 정말로 소설 쓰는 게 어렵습니다.

 

필사를 하면 글이 술술 써질까요?
남의 글을 따라 써도, 여전히 마음은 답답하고, 글은 잘 안 나옵니다.

 

짧게 쓰는 경우 vs 길게 쓰는 경우를 찬찬히 살펴보시고, 본인이 어느 타입인지 알아보세요.

 

공백 포함 300자를 못 채운다면, 짧게 쓰는 유형으로 보면 됩니다.
계속 생각을 내뱉으면 금방 길게 쓸 수 있어요. 글이 술술 잘 써지는 거죠.

 

소설 쓰는 것은 굉장히 재밌습니다.
재밌는 얘기가 생각날 때, 소설로 옮겨서 지인들과 재밌게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취미 생활로도 꽤 재미있을 겁니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눈앞에 나타난다면, 재밌는 소설로 마음을 뺏을 수도 있겠죠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요 ㅎㅎ!).

 

 

이 글을 읽었다면, 상황을 글로 잘 옮길 수 있게 되겠죠.
하지만, 재밌는 소설이 뚝딱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흥미진진한 줄거리가 있어야겠죠 ㅎㅎ
그리고, 술술 읽히게끔 부드러운 글솜씨도 갖춰야 합니다.

 

다음번에는 소설 줄거리 쓰는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 더 연습하고 싶은 분은 밑의 상황을 글로 써 보세요.
1) 길가에서 첫사랑을 마주친 상황
2) 신입사원이 사장과 단둘이 엘리베이터에 타는 상황
3) 주인공이 달리기 시합에서 꼴등을 하는 상황
4) 등산 중간에 친구 둘이서 컵라면을 먹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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